6월에도 쌀쌀한 시골 아침…이불 속이 최고예요
여름이 시작되는 6월, 도시에서는 이미 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들며 한여름 더위가 시작되었지만, 시골의 아침은 여전히 쌀쌀합니다.
특히 해가 뜨기 전, 이른 새벽 공기는 늦봄 혹은 초겨울을 연상시킬 만큼 싸늘하죠. 그래서일까요.
고향 집에서 자고 일어난 아침, 이불 속의 따뜻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시골의 아침은 단순히 기온만 낮은 것이 아닙니다.
땅속에서 올라오는 습기, 밤새 이슬 머금은 바람, 그리고 아직 따뜻해지지 않은 마루바닥까지. 모든 요소가 몸을 움츠리게 만들죠.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런 시골 아침에 엄마가 불을 때주던 아궁이방의 따뜻함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요즘은 대부분 보일러로 대체되었지만, 그 시절의 온기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여전히 따뜻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답니다.
. 그런 아침엔 차 한 잔이 간절해집니다.
고향에 내려온 나는 어제 밤, 솜이불을 덮고 잤습니다.
"설마 이불을 덮고 자겠어?" 싶었던 생각과 달리, 해가 지고 기온이 뚝 떨어지자 두툼한 이불 속이 천국처럼 느껴졌습니다.
도시에서는 이미 에어컨 바람을 쐬며 잠들기 바쁜데, 시골에서는 아직 이불을 덮고 자야 할 정도로 기온 차가 극심하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기도 하고, 또 자연의 순리에 더 가까이 있는 느낌이 듭니다.
이불 속에서 느껴지는 그 포근함은 단순한 온기 그 이상입니다.
바깥 공기는 서늘하지만, 이불 속은 내가 만든 작은 세계처럼 아늑하고 편안하죠.
특히 시골의 고요한 새벽, 멀리서 들려오는 닭 울음소리나 이따금 들리는 바람소리는 이불 속의 평화를 더 진하게 만들어줍니다.
시골 아침이 쌀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큰 이유는 복사냉각 현상 때문입니다.
도심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덕분에 낮 동안의 열이 오래 머물러 밤에도 따뜻하지만, 시골은 흙과 식물로 덮여 있어 기온 변화가 크고, 밤새 복사열이 빠르게 빠져나가 아침 기온이 쉽게 떨어집니다.
해가 뜨고 햇볕이 들기 시작해야 비로소 기온이 오릅니다.
또한, 시골은 바람의 흐름도 다릅니다.
산과 들 사이를 흐르는 찬 공기가 이른 새벽엔 집안을 스르르 파고들어 더욱 춥게 느껴지곤 하죠.
창문을 닫아도 느껴지는 그 싸늘한 기운, 그래서인지 시골에서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끌어올리고 자는 날이 많습니다
. 그런 아침엔 차 한 잔이 간절해집니다.
부엌에서 끓이는 따뜻한 보리차, 시골집만의 향이 나는 커피 한 잔, 혹은 엄마가 직접 끓여주는 생강차 한 모금이 몸속까지 따뜻하게 데워주는 순간.
그 찻잔을 손에 쥐고 바라보는 시골 마당의 풍경은 시간이 멈춘 듯한 평온함을 선사합니다.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리다 창밖을 보면, 고요한 들판과 안개가 자욱한 산 능선, 그리고 먼 곳에서 들려오는 트랙터 소리가 시골의 아침을 알립니다.
그렇게 하루가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시작됩니다.
도시의 빠른 아침과는 확연히 다른 속도죠. 몸도 마음도 잠시 쉬어가라는 자연의 배려처럼 느껴집니다.
사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이 고요하고 서늘한 아침이, 시골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시골의 자연, 그리고 그 가운데 이불 속에서 맞이하는 하루의 시작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 됩니다.
언제 다시 이불을 덮고 잘 수 있을까 싶은 계절이 오기 전에, 이렇게 시골의 아침을 온전히 누려봅니다.
이불 속이 최고인 이유는, 단순한 따뜻함을 넘어, 그 안에서 느껴지는 안정감과 시골의 조용한 품 안 같은 감정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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