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말로 만나는 작약꽃, 수줍음 속에 담긴 이야기|작약과 모란, 닮은 듯 다른 봄꽃의 매력 비교

 

따사로운 햇살이 퍼지는 5월, 정원 한켠에서 조심스럽게 피어오르는 꽃이 있다.  바로 "작약(芍藥)"이다.

 넓은 꽃잎을 풍성하게 펼쳐내며, 한 번 피면 보는 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이 봄꽃은 고운 자태만큼이나 그 이름과 꽃말에서도 깊은 정서를 머금고 있다. 
 특히 ‘수줍음’이라는 꽃말은 작약이 주는 이미지와 묘하게 잘 어울린다.

  수줍음을 닮은 꽃, 작약 작약은 꽃망울이 피기 전엔 마치 속마음을 숨긴 듯 단단히 여문 모습이다.
 하지만 꽃이 피기 시작하면 놀랍도록 화려하고 부드러운 꽃잎이 겹겹이 펼쳐지며 보는 이를 매혹시킨다. 
 이런 개화의 과정은 마치 처음엔 망설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을 열고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는 누군가의 모습과 닮아 있다. 
 그래서 작약의 꽃말이 ‘수줍음’, ‘부끄러움’, ‘수줍은 사랑’이라는 점은 그 형태와 생태, 그리고 감성까지 모두 잘 표현해준다. 
 닮은 듯 다른, 작약과 모란 작약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꽃이 바로 ‘모란(牡丹)’이다. 

두 꽃은 외형상 매우 닮아 헷갈리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몇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다. 
먼저, 모란은 나무, 작약은 풀이라는 점이다. 
모란은 줄기가 나무처럼 딱딱하며 해마다 같은 줄기에서 꽃을 피우지만, 작약은 땅속에서 겨울을 나고 이듬해 새순이 돋아나는 숙근초다.
 즉, 작약은 겨울이면 땅 위의 줄기와 잎이 모두 사라지고 뿌리만 남는 반면, 모란은 줄기가 남아 목본 식물로서의 생태를 유지한다.

 꽃 피는 시기도 약간 다르다. 
보통 모란은 4월 중순부터, 작약은 5월 초~중순에 피기 시작한다.
 모란이 왕의 품격과 권위를 상징하는 꽃이라면, 작약은 보다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을 강조한다. 
 실제로 전통 회화나 한복 문양에서도 모란은 당당한 위엄을, 작약은 은근한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각기 다른 존재감을 지닌다.

  꽃말로 읽는 두 꽃의 성격 모란의 꽃말은 '부귀', '영광', '명예' 등으로, 마치 궁궐 속 여인의 당당함이나 권력자의 위엄을 떠올리게 한다. 
 반면 작약은 ‘수줍음’, ‘부끄러움’, ‘사랑의 속삭임’ 같은 단어들이 떠오른다. 마치 처음 사랑을 고백하는 이의 떨림처럼, 혹은 조용히 피어나는 봄빛처럼 그윽하고 정적인 매력이 있다.
 작약이 주는 감성의 위로 작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보게 만든다. 
 특히 휴게소 정원이나 산책로 한켠에 조용히 피어 있는 작약을 마주하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고요해진다. 
너무 화려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초라하지도 않은, 그 중간 어딘가의 절묘한 아름다움이 바로 작약이 주는 위로일지도 모른다. 
계절의 감성 속, 작약을 바라보다 올봄, 당신이 작약을 마주하게 된다면 그저 지나치지 말고 잠시 그 앞에서 멈춰보자. 
 부드럽게 겹겹이 피어난 꽃잎, 고요한 향기, 그리고 조금 늦게 피는 봄의 망설임 같은 그 모습이 당신의 일상에도 작은 쉼표가 되어줄 것이다. 
작약과 모란, 그 닮은 듯 다른 두 꽃은 봄의 정취를 전하기에 더없이 아름답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다. 하나는 당당하게, 하나는 수줍게. 봄은 이렇게 다양한 얼굴을 가진 꽃들로 우리에게 감성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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